한국 의료법과 AI 진단: 법적 책임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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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의료법은 AI에게 의료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 AI는 도구이며, 진단의 법적 책임은 면허를 가진 의료인에게 있다.

개요

의료 AI가 흉부 X-ray에서 폐암 의심 병변을 검출하거나, AI가 패혈증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경고했다면 — 그 판단에 근거해 치료를 진행하거나 놓쳤을 때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현행 한국 의료법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한다: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다. AI는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며, AI의 판단은 법적 의미에서 의료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AI를 어떻게 사용했느냐는 의료인의 과실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법적 근거

관련 법규

법률조항핵심 내용
의료법제2조의료인의 정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
의료법제12조의료기술 보호 —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가능
의료법제24조설명 의무 (처치 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
의료법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의료법제66조의료인의 면허 취소·정지 사유
의료기기법제2조, 제11조AI 소프트웨어의 의료기기 분류
민법제750조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형법제268조업무상과실치상·치사

주요 조항

의료법 제12조 (의료기술 등에 대한 보호)

제12조 ① 의료인이 하는 의료·조산·간호 등 의료기술의 시행은
「형법」 제20조에 따른 정당한 행위로 본다.
②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이 조항에서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 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판례 기준).

AI가 단독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의료법 위반인가?

AI 소프트웨어 자체는 “사람”이 아니므로 의료행위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의료인이 AI의 출력을 검토 없이 그대로 환자에게 전달한다면, 사실상 의료인이 아닌 시스템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의료법 제24조 (설명 의무)

제24조의2 ①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제2항에 따른 사항을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을 말한다)에게 설명하고,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AI를 사용한 진단·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 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아직 판례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AI 판독 결과를 근거로 치료를 결정했다면 해당 근거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임상적·법적으로 권고된다.

해석

의료법상 AI 사용의 법적 성격

AI는 의료기기다 — 청진기와 같다

법원과 법학계의 주류 해석은 의료 AI를 의료기기(특히 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로 보는 것이다. 청진기로 심음을 청취한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듯, AI의 출력을 해석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의료인의 역할이다.

AI 오판독과 의사의 과실 판단

상황법적 판단 방향
AI가 암을 놓쳤는데 의사가 AI만 믿고 추가 검토 없이 음성 통보의사 과실 인정 가능
AI가 암을 놓쳤으나 의사가 임상적으로 이상 감지해 추가 검사 시행의사 과실 인정 어려움
AI 오경보에 불필요한 침습 검사 후 합병증 발생의사의 임상적 판단 적절성 문제
AI 허가 범위 외 용도로 사용 중 오류의사+병원 공동 책임 가능

의료진이 알아야 할 핵심 원칙

원칙 1: 최종 판단은 의사가 한다

AI 판독 결과는 참고 정보이지 확정 진단이 아니다. 의사가 AI 결과를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진료에 반영한 경우, 주의 의무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다.

원칙 2: AI의 한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도입한 AI의 민감도·특이도·적응증·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것은 의료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원칙 3: 기록이 방어 수단이다

AI 결과를 어떻게 참고했는지, 최종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의무기록에 남기는 것이 법적 분쟁 시 핵심 방어 자료가 된다.

실무 적용

체크리스트

  • 사용 중인 AI가 식약처 허가된 의료기기인지 확인
  • AI 판독 결과를 의무기록에 어떻게 기재할지 기준 수립
  • AI 결과와 의사 판단이 불일치할 때의 프로토콜 수립
  • AI 사용 사실을 환자에게 고지하는 절차 마련
  • 의료진 AI 관련 교육 이수 기록 유지

의무기록 기재 예시

권장하지 않는 표현:

“AI 판독 결과 정상 소견으로, 정상 통보함.”

권장하는 표현:

“흉부 X-ray AI 보조 판독 소프트웨어(○○, 식약처 허가 제○○호) 결과 특이 소견 없음으로 판독됨. 영상 검토 시 우하엽에 경미한 혼탁 관찰되어 추가 CT 촬영 시행함.”

주의 사항

AI 소프트웨어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피해는 제조물책임법(제조물책임법 제3조)에 따라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의사의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 두 책임은 병존한다.

위반 시 제재

무면허 의료행위 관련

의사가 AI에게 사실상 의료행위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용한 경우, 이론적으로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위반 교사·방조죄가 문제될 수 있다(현재까지 확정 판례는 없음).

업무상 과실 관련

AI 사용 중 환자 피해가 발생하면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상)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 민사상으로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책임이 병행된다.

면허 제재

의료법 제66조에 따라 의료인의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는 경우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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